(시인 동봉철) 마감세일, 광어 49%

마감세일, 광어 49%
냉장고 속을 들여다보니
바다의 맛이 반값에 가깝다.
투명한 물결을 헤치고
손끝에 닿은 살결,
반짝이는 비린내 속에서
나는 그저 입맛을 다시며
다음 선택을 한다.
49% 할인,
어디선가 들리는 종소리처럼
빛을 잃어가던 가격이 다시 살아난다.
그대는, 광어,
그 고운 살로 내 상을 채우고
한 접시의 행복이 된다.
마감세일, 광어 49%
그 값어치 이상의 맛을 담아
내일로 넘어가던 오늘을
여전히 신선하게 끌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