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맥주터짐

맥주터짐
차가운 캔이 손끝을 스치고
손에 쥔 그 순간,
시원한 거품이 터져 나온다.
맥주터짐,
그 소리가 내 귀에 울린다.
하얗게 넘친 거품은
마치 시간을 넘어서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는 듯,
내 손목을 잡고
미친 듯이 흘러내린다.
그 뜨거운 여름,
너와 나는 바람을 타고
그 맥주 한 캔으로 모든 불안을
잠시나마 잊는다.
터져버린 맥주,
이 한 순간의 자유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기억 속의 거품처럼
우리는 함께 부풀어 오른다.
터짐, 터짐,
모든 것이 한순간에 터지고
기다림은 끝났다.
맥주터짐 속에서
모든 것이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