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무자비한 조폭, 동기웅 (동봉철의 형, 등장하다)

동기웅이 걷는다
눈 덮인 골목, 발자국은 깊고도 선명하다
담배 연기처럼 번지는 한숨
주머니 속 쇳덩이의 묵직한 감각
오늘도 그는 말을 아낀다
눈앞에 선 자, 무릎이 꺾이고
숨을 고른 자, 숨이 멎는다
동기웅이 손을 들면
침묵이 먼저 흐르고, 어둠이 따라온다
무자비한 자는 변명하지 않는다
주먹은 말보다 빠르고
응징은 망설임 없이 떨어진다
동기웅이 걸어간다
핏물이 스며든 눈밭 위로
발자국은 더욱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