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타락천사 만듀, 침묵을 지키다

타락천사 만듀는 침묵을 지킨다
검은 날개는 더 이상 빛을 찾지 않으니
그의 입술은 굳게 닫혀 있다
세상의 소리도, 속삭임도, 절규도
그의 귀에 닿지 않는다
가벼운 날개짓, 무거운 그늘
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하늘을 떠난 자의 고요한 눈빛 속에
모든 말이 사라져 버린다
침묵이 그를 삼키고
그의 마음은 잿빛으로 물든다
그러나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 침묵 속에 담긴 슬픔과 외로움을
타락천사 만듀는 이제
자신의 존재를 묻고
그 누구에게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는 더 이상 자주 출몰하지 않으며,
그는 왕따를 자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