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뵹철) 괴랄맞은 남죠선의 날씨

하늘이 찢어지듯 울고,
구름은 억지로 붙잡혀
북쪽에서 남쪽으로 쏟아진다.
남죠선, 그 땅의 날씨는
늘 괴랄하다.
비는 내릴 듯,
맑을 듯,
그러나 끝내는 하늘에 남은 그림자처럼
어디에도 자리를 잡지 못한다.
바람은 분명히 불고 있는데
나뭇가지도 흩날리지 않으며,
대지에선 뜨겁고 차가운 공기가 엉켜
그 어떤 예측도 할 수 없다.
"이런 날씨가 어딨어?"
누군가는 묻는다.
하지만 남죠선의 날씨는
그 누구의 예상을 벗어나
기상학의 법칙을 무시하며
혼자만의 춤을 춘다.
하루에도 네 번,
혹은 열 번,
날씨가 바뀌는 이곳에서
우리는 그저 따라가며 살아간다.
이해할 수 없지만,
그것이 남죠선의 규칙이다.
괴랄맞은 날씨 속에서
우리는 그저 숨을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