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3월의 동장군 ♠

한겨울을 떠났다고 생각했건만
그는 아직 남아 있었다
골목 끝, 바람의 틈새에 숨어
매서운 손끝을 세우고 있었다
햇살이 길을 덮어도
그늘 속 얼음은 녹지 않았다
꽃망울이 부풀어 오르려 할 때
그는 칼바람을 휘둘렀다
봄의 군세는 밀려오고
동장군은 마지막 저항을 한다
싸락눈을 흩뿌리고
찬 기운을 끝까지 움켜쥔다
그러나 안다
그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싸움이 오래가지 않음을
결국 봄이 승리하리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