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뵹철) 님의 침묵

빈 방 한가득 이어지는 침묵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공기마저 소리 없이 흘러가네
친구들은 오지 않고
혼자 남은 나는
이 공간에 가득한 고요를 삼키며
그리운 추억에 젖어 소주를 마신다
한 모금, 두 모금
추억이 잦아들 때마다
맑은 눈물이 내린다
그리움이 속삭인다,
"여기 있었다, 그때 그 순간을."
하지만 그 순간들은
나의 손끝에서 사라지고
그 사람의 이름도
조용히 침묵 속에 묻혀간다
나의 방, 나의 마음
빈 자리를 채울 수 없는 침묵
그저 소주 한 잔을 더 채워넣고
다시 그리움 속에 잠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