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미쟈 마키코) 돈봉철 vs 만두의 현피

달빛 아래, 싸움의 종이 울리고
도합 무술 19단, 대한공수도의 초대 1대장
돈봉철이 검은 그림자처럼 서 있다
한쪽엔 핸디캡을 가진 돈봉철,
새끼손가락 하나로 승부를 본다
반대쪽엔 야구빠따를 쥔 만두,
그러나 손아귀에서 미묘한 떨림이 느껴진다
시합이 시작되자마자
돈봉철의 날아차기가 번개처럼 내리꽂히고
만두는 허공을 가르며 바닥에 처박혔다
그 위로 올라탄 돈봉철,
주먹이 비처럼 쏟아지니
만두의 얼굴은 점점 부어오르고
코에서는 숫돗물처럼 코피가 흘러내렸다
씨저스 킥 한 방이면 내장이 파열될 터,
그러나 돈봉철은 자비를 베풀었다
만두는 두 손을 모아 외쳤다
"저는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던 손오공입니다!
돈봉철님은 제게 가르침을 주신
존경하는 삼장법사님이십니다요!"
달빛은 조용히 내려앉고,
현피의 전설은 그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