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정광 동봉철) 동삿갓 삿갓 동삿갓 삿갓 ♨♨♨

동삿갓 삿갓, 삿갓 동삿갓,
바람 따라 흩날리는
조롱과 풍류의 시 한 수.
부산 서면 뒷골목,
붉은 네온 불빛 아래
풍류 신사 동삿갓이 나타났네.
키는 166.8cm,
몸은 96kg,
통장의 잔고는 140만 원 남짓.
"허허, 세상 별것 있나?"
가진 건 적어도 즐길 것은 많지!
주머니 가벼워도
술잔은 무겁고,
세상 조롱하는 시 한 수면
오늘 밤도 거뜬하다네.
동삿갓은 말하길,
"시는 곧 인생이요,
여색은 곧 예술이라!"
그러하니,
그는 한 주에 한 번,
혹은 많게는 두 번,
오피의 문을 두드린다.
그곳에서 지명한 그녀를 끌어안고
사랑의 붕가붕가를 나누나니!
"아, 인생아!"
오장육부가 휘청거리고
허리춤이 덩실덩실 춤을 추네.
땀방울이 이마를 타고 흐르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운율!
동삿갓 삿갓, 삿갓 동삿갓,
그의 시는 밤꽃 향기처럼 향기롭고,
그의 밤은 찬란하도다.
돈 많으면 무엇하리,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진정한 부자라네!
그러나,
바람은 속삭이고,
지갑은 한숨짓네.
140만 원에서 지출이 나가고
월말이면 숫자는 점점 말라가리라.
허나 동삿갓은 웃으며 말하리.
"돈은 쓰라고 있는 것!
시도, 사랑도, 밤도!
풍류란 그렇게 즐기는 것이야!"
동삿갓 삿갓, 삿갓 동삿갓,
오늘도 그는 시를 읊으며
서면의 밤거리를 유유히 사라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