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색 돈뵹철) 돈봉철의 아이스케키

바람에 펄럭일 때는 자동 아이스케키.
바람이 불지 않고 바람마저 멈춘 날에는
인위적인 돈봉철의 팔 근육을 이용한 아이스케키.
그렇게 하루하루 얼음을 만들며
더운 날이면 더운 대로,
추운 날이면 추운 대로,
돈봉철은 아이스케키를 팔았지.
그런데 어느 날,
너는 하얀색 빤스에 이상한 노란 얼룩이 묻어 있었다.
처음엔 그냥 물방울이 떨어진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
손으로 문질러도, 비누로 박박 씻어도
그 자리엔 희미한 흔적이 남아 있었지.
그리고 어느 날에는…
으흑흑—
노팬티여서 너는 창피함에 눈물을 흘렸다.
그날따라 바람이 세게 불었고,
돈봉철의 바지는 가벼웠으며,
그 사실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빌었지만,
바람은 너의 마음 따위 신경 쓰지 않고
펄럭이고 말았지.
자동이든, 인위적이든,
아이스케키는 계속 팔려나갔고,
돈봉철은 오늘도 얼음을 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