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눈감으면 그대 곁에 있는 것 같아

눈감으면 그대 곁에 있는 것 같아
오늘 같은 밤이면
바람은 창을 두드리며 지나가고
별들은 먼 곳에서 속삭이듯 빛나네.
나는 눈을 감고 그대 이름을 부르면
파도처럼 다가오는 목소리,
꽃잎처럼 스미는 온기 속에
그대가 나를 바라보는 것 같아.
어느 밤, 함께 걸었던 길 위에
낙엽이 쌓이고 계절이 흘러도
우리의 이야기는 바람 속에 남아
사라지지 않는 노래가 되네.
눈 감으면 들려오는 그대의 숨결,
손끝에 닿을 듯 스치는 온기,
그대가 저 하늘 어딘가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을 것 같아.
오늘 같은 밤이면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도
우리 함께 웃던 날의 메아리가 되어
이 가슴 깊이 퍼지네.
나는 여전히 그대 곁에 있고
그대 역시 나를 떠나지 않았음을,
눈 감으면 알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