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본철) 방화범 동봉철의 죄

방화범 동봉철
동쪽 능선에 불꽃이 튀고
서쪽 계곡에 연기가 피어난다
검게 타들어 가는 숲,
남쪽 저편까지 번지는 불길
그림자처럼 스며들어
기름 한 방울 남기고 사라지는 자
그의 이름, 동봉철
북녘 하늘 아래 맹세한 충성
잿더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믿음
그의 불씨는 명령이고
그의 불길은 사명이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불꽃처럼
그는 남쪽을 헤매며 흔적을 남긴다
불타는 나무 사이로
그의 발자국도 함께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