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만두의 갱생

바닥에 나뒹구는 만두 하나,
속이 터지고, 껍질은 찢기고,
짓밟힌 채 숨죽이고 있다.
한때는 따뜻한 손길 아래
둥글게 빚어졌겠지.
고기와 채소가 숨을 섞고
얇은 피 안에 꿈을 감췄겠지.
그러나 지금은
길거리 먼지를 뒤집어쓰고
발길에 채이며
존재조차 잊힌 덩어리.
하지만,
누군가는 주워 들고
다시 삶아낼 수도 있지 않겠나.
형체는 무너져도
맛은 남아 있을 테니.
뜨거운 김에 휘감겨
한 입 베어 물릴 순간,
그제야 알겠지.
부서졌다고 끝난 게 아니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