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뱃가이버의 산처럼 둥근

그의 배는 산처럼 둥글다.
바람이 불어도 무너지지 않고
비가 내려도 부서지지 않는다.
녹슨 볼트 하나,
기름 묻은 나사 하나,
그 손끝에서 다시 살아난다.
망치질 소리, 철컥이는 렌치,
휘어진 철판이 펴지고
꺼진 엔진이 다시 숨 쉰다.
그의 어깨도 산처럼 둥글다.
지친 이들이 기대어도
묵묵히 떠받친다.
뱃가이버,
그는 말없이 바다를 수리한다.
부서진 배도, 지친 마음도
그 손안에서 다시 둥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