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지금은 알 수 없어

지금은 알 수 없어
지금은 알 수 없어,
우리가 왜 이 길을 가야 했는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놓아야 했던 이유를
소년과 소녀는 그저
시간 속에서 사랑을 키웠고
하지만 그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바람에 흩어져 가는 것만 같았지
그대의 눈물이 내게 닿지 않도록
두만강 물결은 멀어져만 갔고
우리의 손길은 서서히
끝내 닿지 못할 곳으로 향했어
지금은 알 수 없어,
어느 날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소년은 그 강을 건너며
소녀를 그리워하고, 소녀는
그 강을 건널 수 없음을 알지만
우리는 그렇게
각자의 길을 걸어야만 했던 거야
남과 북의 아픔을 품고
두만강을 넘어설 수 없는 이별을 받아들여야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