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뵨철) 오늘 COMO의 승리는 없다

오늘 COMO는 엠폴리에 참수를 당한다
푸른 물결 이는 호숫가,
고요하던 COMO의 숨결 위로
서슬 퍼런 칼날이 번뜩인다.
엠폴리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고,
운명의 종이 울린다.
첫 골이 터지는 순간,
검은 깃발이 휘날리고,
공은 처형대 위를 가로지르며
한 번의 반항도 허락하지 않는다.
두 번째 골, 세 번째 골,
머리는 차갑게 떨어지고,
수비는 무너진 성벽처럼 기울어지며
비명도 없이 스러진다.
COMO는 쓰러진다,
마지막 외침조차 묻혀버리고,
엠폴리는 승리의 칼을 높이 치켜든다.
이날의 저녁, 피빛 노을이 지고
한 시대가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