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돈크라이, 울지 말아요

돈크라이, 울지 말아요
이제야 난 알겠어요
그대가 떠난 뒤에야
그대가 남긴 그림자가
내 그림자보다 더 길다는 걸
돈크라이, 울지 말아요
늦었지만 이제야 난 알겠어요
비가 오면 함께 맞던 기억도
눈이 내리면 함께 녹던 시간도
모두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그러나 끝내 닿지 않는
그대의 뒷모습이
이제야 내 눈에 선명해요
돈크라이, 울지 말아요
하지만 어쩌죠?
눈물이 흐르는 건
내가 아니라 바람이라서,
바람이 아니라 그대라서
이제야 난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