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시인 동봉철) 이젠 안녕, 천천히 그리고 영원히

이젠 안녕, 천천히 그리고 영원히
내게 남은 건 그대의 흔적뿐
아직도 그대의 목소리가
내 귓가에 맴도는데
이젠 그것조차 사라지리라
천천히, 서서히, 영원히
손끝에 남아 있던 온기도
마지막 그대의 따뜻한 숨결도
이제는 기억 속에서
희미해져 갈 뿐이리
이젠 안녕, 천천히 그리고 영원히
그대와의 시간은
저 먼 별처럼 빛을 잃어가리
떠나가는 발걸음의 소리
한 번, 두 번, 그리고
끝내 아무 소리도 없이
영원히 멈추리라
내 마음 속에 새겨진 그대의 얼굴
점점 흐려지고
눈물이 떨어지지만
그대는 이미 멀어져
천천히, 그리고 영원히
떠나버렸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