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피노키오의 거짓말

김수현이 말했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그러자 코가 살짝 자랐다.
“정말이야. 나는 언제나 진실만 말해.”
코는 다시 길어졌다.
“믿어줘. 나는 한 번도 거짓을 입에 담은 적 없어.”
이제는 얼굴을 가릴 만큼 자라버렸다.
그는 손으로 코를 감췄다.
하지만 바람이 스치자,
긴 그림자가 바닥을 덮었다.
거짓을 감출수록
코는 더욱 길어지고,
그늘은 점점 깊어졌다.
김수현은 속삭였다.
“이건 꿈이야… 그렇지?”
그러나 대답 대신,
코는 다시 한번 자라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