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두만강 계림숙, 너와의 추억에 책갈피를 꽂고

두만강가에 봄이 오면,
살구꽃 피듯 네가 떠올랐다.
계림숙, 네 이름을 부르면
강물은 조용히 흘러갔다.
우리는 돌을 던지며 웃었고,
강 저편의 새들을 세었다.
네 눈 속엔 하늘이 있었고,
나는 그 하늘을 품고 싶었다.
그러나 강은 멀어지고,
봄은 다시 오지 않았다.
네가 남긴 책 한 권,
나는 그 사이에 낙엽을 끼웠다.
이제는 말라버린 계절 속에서,
너와의 추억에 책갈피를 꽂고
나는 혼자,
두만강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