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지우라”는 차가운 한마디

지우라, 그대는 그렇게 말했다.
한순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비에 젖은 글씨를
손끝으로 문지르듯이.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에 남은 온기까지,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까지,
눈을 감아도 선명한 그대까지.
그러나 기억은 얼룩이 되어
아무리 덧칠해도 사라지지 않고,
지우라던 그 말만
가장 짙게 남아 있다.
어떻게 니가 날 떠나가
지우라, 그대는 그렇게 말했다.
한순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마치 비에 젖은 글씨를
손끝으로 문지르듯이.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손에 남은 온기까지,
귓가에 맴도는 목소리까지,
눈을 감아도 선명한 그대까지.
그러나 기억은 얼룩이 되어
아무리 덧칠해도 사라지지 않고,
지우라던 그 말만
가장 짙게 남아 있다.
어떻게 니가 날 떠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