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네 마음속 수령이 지는 날

중국의 밤은 고요하고
낯선 바람이 창을 두드린다
동봉철은 호텔방 불을 켜둔 채
깊은 담배 연기를 내뿜었다
그리움은 길게 피어올라
계림숙, 그 이름을 따라 흐른다
멀리 북쪽 땅 어디쯤
너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을까
창밖의 어둠, 차가운 바람
내 목소리는 닿고 있을까
네 마음속 金日成 수령이 지는 날
그때 난 너와 결혼을 하고 싶어
그 말 한마디를
입술 끝에서 수없이 맴돌았지만
끝내 전하지 못한 채
밤은 또 깊어간다
아, 계림숙
너에게 가는 길은 언제나
먼 북쪽의 바람처럼
닿을 듯 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