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벤치 위에 노신사, 아무 말 없네

회색빛 저녁이 깔린 공원
낡은 벤치 위에
노신사 하나 조용히 앉아 있네
돈봉철,
그의 손에는 구겨진 편지 한 장
바람이 스치면 흔들리지만
그는 붙잡지 않네
긴 세월이 흘렀건만
어떤 이름은 지워지지 않더군
계림숙,
너는 어디에서 이 밤을 맞이하는가
그날의 목소리, 그날의 눈물
떠나야 했던 이유들
시간이 흐르면 덜해질 줄 알았건만
기억은 오히려 선명해지네
말할 수 없는 사연들은
그저 가슴에 묻고
노신사는 오늘도 벤치 위에서
아무 말 없네
멀어지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그저, 조용히
너를 떠올릴 뿐이네
돈봉철은 5학년 4반이다. 별이 아홉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