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약하게 태어나서 미안해 아파도 안녕

두만강 바람이 차갑게 불던 날
나는 너를 남겨두고 떠나야만 했네
계림숙,
흐르는 강물처럼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어
네 손을 놓치지 않으려 했지만
나는 너무도 약한 사람이었네
이 거센 운명을 막기엔
너를 지킬 힘조차 없었으니
약하게 태어나서 미안해
그래서 널 보내려고 해
내가 머물면 너까지 흔들릴 테니
차라리 나를 잊어주기를 바라네
두만강 건너,
너는 끝내 울지 않으려 애썼지
하지만 나는 보았어
강물보다 깊은 네 눈물을
계림숙,
언젠가 저 강이 얼어붙고
우리 사이의 거리도 사라진다면
그때 다시, 네 손을 잡아도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