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동봉철의 고백)

돈봉철은 말했네.
“나는 북파공작원이었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굳은살뿐, 벽돌 먼지뿐.
돈봉철은 외쳤네.
“나는 140억 자산가다.”
그러나 통장의 숫자는
겨우 140만을 간신히 넘었네.
그는 세상을 속일 수 있다 믿었고
어쩌면 자기 자신도 속였네.
정신병원의 창살 너머
그는 여전히 비행을 꿈꾸었네.
낡은 작업복을 걸치고
거친 손으로 삽을 쥐지만
그의 머릿속 어딘가엔
여전히 작전이 진행 중이네.
돈봉철은 날아오르려 했네.
그러나 그가 오른 것은
비행기가 아닌 철근 더미,
작전이 아닌 공사장의 비계였네.
세상은 묻지 않았고
그는 대답할 필요도 없었네.
뻐꾸기는 날아가지 않았고
둥지는 애초에 없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