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독수리의 위산

절벽 끝에서 바라본 세상은
한 줌도 되지 않았다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배고픔이 날개를 두드렸다
썩은 살점 위에 내려앉아
부리로 찢고, 삼키고, 기다렸다
독한 위산이
시간을 녹이고, 냄새를 지우고
남은 것 없이 나를 채웠다
그렇게 나는 다시 난다
흔적도 없이, 망설임도 없이
오직 허공을 향하여
절벽 끝에서 바라본 세상은
한 줌도 되지 않았다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
배고픔이 날개를 두드렸다
썩은 살점 위에 내려앉아
부리로 찢고, 삼키고, 기다렸다
독한 위산이
시간을 녹이고, 냄새를 지우고
남은 것 없이 나를 채웠다
그렇게 나는 다시 난다
흔적도 없이, 망설임도 없이
오직 허공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