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성사) 비 오는 날, 그녀에게 바친 점퍼

고해실 문을 닫았다. 빗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신부님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무슨 죄를 고백하려 하십니까?”
나는 젖은 기억 속을 더듬었다. 그날도 이렇게 비가 왔다.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아이,
눈빛이 번뜩이던 손,
내 주머니에서 사라진 지폐.
잡아야 했는데, 나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점퍼를 벗어 그녀의 머리 위에 씌워 주었다.
떨리는 손이 그 천을 움켜쥐고,
그녀는 잠시 나를 올려다보았다.
“도망쳐.”
그 말이 입술 끝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사라졌다.
신부님은 조용히 숨을 고르더니 물었다.
“왜 그랬습니까?”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녀가 떠난 뒤,
내 마음속엔 지워지지 않는 빗물이 고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