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번철) 커피 마렵다

눈꺼풀이 무거워지는 밤
똥도 마렵고 담배도 마렵고 그리고 커피도 마렵다. 1타3피 가볼까
머릿속 생각이 엉켜버린 시간.
손끝까지 퍼지는 나른함에
나는 한마디 중얼거린다.
"커피 마렵다."
진한 향이 코끝을 스칠 때까지,
따뜻한 잔을 손에 쥘 때까지,
이 갈증은 풀리지 않는다.
첫 모금, 쓴맛이 혀끝을 감고
두 번째, 몸이 서서히 깨어난다.
세 번째, 드디어 정신이 돌아온다.
그리고 또다시 생각한다.
"한 잔 더 마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