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개같은 날의 오후

개같은 날의 오후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바닥은 축축했다
개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
한없이 걷다가
멈춰 섰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지나가고
돌아보아도
아무도 없었다
어떤 냄새가 희미하게 흩어지고
어느 골목에서
어제와 같은 오후가
또다시 저물고 있었다
개는
울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개같은 날의 오후
비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바닥은 축축했다
개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
한없이 걷다가
멈춰 섰다
누군가의 발소리가 지나가고
돌아보아도
아무도 없었다
어떤 냄새가 희미하게 흩어지고
어느 골목에서
어제와 같은 오후가
또다시 저물고 있었다
개는
울지도 못한 채
그 자리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