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악연

악연
한 번도 손을 잡은 적 없지만
늘 엉켜 있었다
멀어질수록 더 가까워지고
끊으려 할수록 더 깊이 스며들었다
비 오는 날이면 우연을 가장해 나타나고
햇빛 아래선 낯선 얼굴로 지나쳤다
잊으려 하면 꿈속에 나타나고
기억하려 하면 먼지처럼 흩어졌다
끝내 지워지지도, 남지도 못한 채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 속에서만 살아갔다
악연
한 번도 손을 잡은 적 없지만
늘 엉켜 있었다
멀어질수록 더 가까워지고
끊으려 할수록 더 깊이 스며들었다
비 오는 날이면 우연을 가장해 나타나고
햇빛 아래선 낯선 얼굴로 지나쳤다
잊으려 하면 꿈속에 나타나고
기억하려 하면 먼지처럼 흩어졌다
끝내 지워지지도, 남지도 못한 채
우리는
서로의 그림자 속에서만 살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