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햇살을 가린 구름 떠나질 않잖아

햇살을 가린 구름 떠나질 않잖아.
너의 미소처럼 따스했던 빛이
어둠 속에서 길을 잃었잖아.
바람이 불어와도 걷히지 않고
빗물이 내려도 씻기지 않아.
머무를 곳 없는 마음처럼
하늘은 흐린 눈을 감지 못하잖아.
너 없는 거리는 조용한데
내 안의 소음은 사라지지 않아.
발걸음을 멈추면 들려오는
네 이름 같은 메아리만 남았잖아.
언젠가는 이 구름도 흩어지겠지.
그러면 너의 눈부신 기억도
저 햇살 따라 멀어지겠지.
하지만 지금은,
햇살을 가린 구름 떠나질 않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