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본철) 내 곁에서 날 기르고 있던 외로움의 커텐에 쌓였지

내 곁에서,
날 기르고 있던 외로움의
커튼에 쌓였지.
빛이 들 틈도 없이
고요한 그림자만 내려앉았어.
바람 한 줄기 스며들지 못한 채
묶인 마음은 더 짙어졌어.
창밖의 계절이 바뀌어도
이 커튼은 걷히지 않고,
너의 목소리도 닿지 않는 곳에서
나는 나를 잊어가고 있었지.
하지만 언젠가
한 줄기 바람이 스칠 때
이 커튼도 흔들리겠지.
그때, 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다시 빛을 기다려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