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언젠가 또 그날이 온대도 우리 서둘러 뒤돌지 말아요

언젠가 다시,
그 길목에 서게 된다면
흩날리는 바람 속에서
우리의 눈길이 마주친다면
부디 서둘러 고개 돌리지 말아요
아픈 기억이 밀려와도
그저 잠시, 가만히 머물러 주세요
손끝 하나 닿지 않더라도
말 한마디 건네지 않더라도
그 순간만큼은 그대로 두어요
언젠가 또 그날이 온대도
우리, 너무 빨리 떠나지 말아요
적어도 한 번쯤은
서로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