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까즈아

까즈아
누가 먼저 외쳤는지 모르겠지만
그 한 마디에
천 개의 심장이 동시에 뛰기 시작했지.
까즈아—
어디론가,
무언가를 향해,
누구도 정확히 모르는 방향으로
모두가 달리고 있었음.
모니터 앞에서,
광장의 함성 속에서,
희망은 늘 ‘지금 이 순간’에 있었고
현실은 늘
조금 뒤에 따라왔음.
붉은 그래프가 솟구치면
손끝이 떨렸고
초록 불빛이 깜빡이면
가슴이 내려앉았지.
까즈아,
그 말 속엔
부자가 되려는 꿈도 있었고
패배를 잊으려는 마음도 있었고
그냥 함께 있고 싶은
외로운 청춘도 있었음.
결국,
누구는 오르고
누구는 내렸으며
누구는 조용히 창을 닫았지.
하지만
다시 또 누군가 외쳤을 때—
까즈아!
세상은 또 한 번,
심장을 쥐고 달리기 시작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