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햇살이 조용히 등을 돌리고
바람도 말수를 줄이는 밤이면
우리의 마음도 조금씩
조용해지기를 바랍니다
오늘 참 고생 많았지요
말은 못했지만, 마음은 자주
넘어지고 일어서고,
또 웃고 울었지요
남몰래 참고 견딘 순간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 자체로 반짝이는 용기였어요
이제는 조명을 낮추고
스스로를 다정히 쓰다듬을 시간
“오늘 수고했어”라는 말,
당신이 당신에게 건네도 괜찮아요
잠시 창을 열고 밤공기를 느껴보세요
그 안에 묻어 있는 작은 평안이
당신의 고단한 어깨를
살며시 감싸줄 거예요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
모든 무거웠던 마음은
이 밤에 내려놓고
내일은 더 가볍게, 더 따뜻하게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오늘을 견딘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