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화살기도

화살기도
말은 짧고
마음은 길었다
입술 끝에서 날아간
작은 소망 하나
그대에게 닿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기도한다
화살처럼,
망설임 없이,
한 점 맑은 뜻으로
"살게 해주세요"
"그 사람이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지금 이 순간, 무너지지 않게 해주세요"
눈물은 말보다 앞서고
숨죽인 마음은 하늘을 향해 쏘아 올린다
대단한 문장이 아니어도
멋진 목소리가 아니어도
진심은 늘 직선으로 나아간다
누군가를 위한 기도는
언제나 자신을 관통하고 나서야
빛을 찾아간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안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짧게, 깊게, 뜨겁게
하늘을 향해
화살 하나 꺼내 든다
내가 보낸 이 기도가
누군가의 밤을
살짝 들어올려주기를
숨 쉴 틈이 되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