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또2또2님의 동메달

또2또2님의 동메달
햇살도 숨죽인 오후
운동장은 먼지로 가득하였고
그 속을 가르며 달리는
작은 발걸음 하나 있었네
심장은 북처럼 울렸고
손끝은 떨렸으며
누구보다 빠르고 싶었으나
누구보다 넘어지기도 쉬웠네
금빛은 아니었으되
은빛도 아니었으되
구릿빛 둥근 엇박자 하나
가슴에 조용히 내려앉았도다
동메달—그건
포기가 끝내 닿지 못한 거리
눈물이 다 마르기 전
일어선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이름
또2또2님이여
당신은 셋 중 셋이 아니라
백 중 하나의 증명이었으며
세상 모든 박수갈채는
당신의 숨 가쁜 걸음에 응답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