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봉철) 만두두만

만두두만이라 불린 사나이
그의 이름은 만두두만
진짜 이름은 아무도 몰랐음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불렀고
그도 굳이 고치지 않았음
하루의 시작은 검둥개와 함께였음
동네 골목을 느긋하게 누비며
담배 한 개비 입에 문 채
하늘을 보거나, 지나가는 구름을 욕했음
가끔은 벤치에 앉아
스포츠 베팅 앱을 들여다봄
오버냐 언더냐, 이길 놈은 누구냐
한량 같은 웃음을 지으며 숫자를 눌렀음
그러다 해가 조금 더 기울면
헬스장으로 향했음
낑차, 낑차, 쇳덩이와 맞붙는 그 사내
거울 속 근육에게 말 걸며
“형님 오늘은 광배가 아주 미쳐 날뛰시네”
라고 진심으로 말했음
단백질 셰이크는 두 병,
닭가슴살은 가방 안에 늘 대기
식단표는 그의 경전,
프리웨이트 구역은 성소였음
그런데 말이지
이상하게 미워할 수 없는 사내였음
검둥개는 그를 좋아했고
아이들은 그의 웃통 벗은 어깨를 보고 놀랐음
동네 사람들은 그냥
“만두두만이 또 나왔네” 하며 웃었음
그는 어딘가 결핍된 듯했으나
사실 누구보다 채워져 있었음
자기만의 리듬, 자기만의 전쟁
그게 그를 만든 것이었음
만두두만이라 불린 사나이
어쩌면 이 도시가 가장 솔직했던
한 명의 자유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