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력전 기원) KT, 9회 력전극을 펼치다

구장은 침묵에 잠겨 있었음
점수판은 무심하게
패배를 예고하고 있었음
아홉 번째 이닝,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그러나 KT는
포기라는 단어를 모르는 팀이었음
헬멧을 고쳐 쓰고
손에 묻은 흙을 털며
타석에 선 자들은
운명을 되돌릴 준비가 되어 있었음
첫 타자의 방망이에서
조용한 반격이 시작되었고
두 번째는 불씨를 지폈으며
세 번째, 네 번째는
운명을 낫으로 베어내기 시작하였음
한 점, 또 한 점
터널 끝에서 빛이 번졌고
관중석은 점점 커지는 파도처럼
일렁이며 숨을 죽였음
투수의 손끝은 떨렸고
상대 벤치는 얼어붙었으며
KT는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마치 이 모든 게 예정된 각본처럼
역전의 연출을 완성시켰음
마지막 안타가 그라운드를 가르자
하늘이 울었고
KT의 벤치가 폭발하듯 솟구쳤음
패배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승리는 달려와 그들의 어깨에 안겼음
이것이 KT
이것이 9회 력전극
시간의 끝에서,
기적을 현실로 바꾸는 자들
그날의 이닝은
그저 야구가 아니었음
한 팀의 심장, 의지, 불꽃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넘은 이름
KT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