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화소설) ① 봉철아 학교가자 ☆

봉철아, 학교 가자
제1화 – 싸움은 습관이다
술은 약했으나 자존심은 강했다.
동봉철이 7번째로 폭행죄로 들어가게 된 날도 그랬다.
부산 서면의 노래방 복도, “야, 나가라”는 말 한마디에 봉철은 무릎이 먼저 나갔다.
그러고 보니 늘 그랬다. 몸이 말보다 앞서는 인생이었다.
“내가 먼저 때렸다고요? 하… 글쎄요, 주먹이 그냥… 먼저 가 있던데요?”
판사 앞에서도 봉철은 솔직했다.
판사도 더 묻지 않았다.
기록을 뒤적이며 말했다.
“피고인은 동일 혐의로 일곱 번째 수감입니다. 폭행은 습관이 되었군요.”
구치소 문이 닫히는 소리, 스르륵 철컥.
봉철은 이 소리가 좋았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말로 이기려 들지 않았다.
대신 고개만 까딱이면 ‘존중’이 오갔다.
세상의 언어 대신 몸의 문법이 통하는 곳, 그게 감옥이었다.
그날 새벽, 같은 방 수감자 중 하나가 물었다.
“봉철씨, 왜 그렇게 자주 들어와요?”
봉철은 쿡 웃었다.
“내가 원래 학교 체질이거든. 교도소도 ‘학교’잖아. 가르치는 사람 있고, 배워야 나가고.”
그러곤 눈을 감았다.
그날은 첫날이라 조용히 넘어갈 줄 알았다.
그러나 예상은 늘 비껴간다.
구내식당에서 줄 서 있던 신입 하나가 봉철의 어깨를 툭 건드렸다.
그게 문제였다.
봉철의 몸은 반사적으로 돌아섰고, 반사적으로 주먹이 날아갔다.
식판이 떨어졌고, 감시 카메라가 돌아갔다.
그날 오후, 교도관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봉철씨, 오자마자 ‘보고서’ 하나 적게 하소.”
그날 저녁, 봉철은 담요를 덮으며 생각했다.
‘사람이란 게... 참 안 변하네.
근데… 내일부터 국어 시간 있나?’
그렇게, 봉철의 일곱 번째 교도소 생활은
마치 개학처럼,
다시 시작되었다.
2화에서는 ‘간통’으로 들어가게 된 봉철의 또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겠습니다.
계속해서 흥미롭게 구성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