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화소설) ② 봉철아 학교가자 ☆☆

봉철아, 학교 가자
제2화 – 간통도 사랑이었을까
그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습한 바람이 골목을 맴돌며 사람들의 땀 냄새를 휘감았다.
동봉철은 그날도 여느 때처럼 족발집 앞 평상에 앉아 있었다.
얼굴이 반쯤 녹은 소주병 하나, 그리고 그 옆에 앉은 건...
‘그 여자’였다.
그녀는 말했다.
“나, 당신이 좋다. 이상하게, 편해.”
봉철은 대답하지 않았다.
편하다는 건 위험한 말이었다.
위험은 늘 입술보다 먼저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손이, 밤이 되자 문고리를 돌렸다.
남편은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현관문이 열리고, 그의 신발이 복도에 닿자
모든 것이 끝났다.
사랑도, 욕망도, 그리고 봉철의 자유도.
“간통죄는 폐지됐잖아요?”
봉철은 경찰서에서 물었다.
“맞는데, 문제는 특수주거침입이야. 남의 집 문을 따고 들어갔잖아.
그것도 정황상 공모로 봐야 할 것 같고...”
“사랑했는데요.”
“사랑에도 열쇠가 필요해요, 봉철 씨.”
그렇게 두 번째 학교, 아니 여덟 번째 교도소가 열렸다.
이번 방은 좀 달랐다.
주로 금융사범, 성범죄자, 그리고 ‘관계의 실패자’들이 모여 있었다.
하루는 동기생(?) 하나가 봉철에게 다가와 물었다.
“간통으로 들어왔다는 건… 요즘 드문 일인데, 진짜 사랑했어요?”
봉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끄덕임은 슬프지도 당당하지도 않았다.
그저, 살아본 자의 목짓일 뿐이었다.
교도소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봉철은 한 문장을 접했다.
"사랑은 때로 타인에게 향하는 죄이자, 자기에게 향하는 벌이다."
그 문장을 필사하며 봉철은 중얼거렸다.
“아… 내가 감옥에 온 게 아니라, 감정이 날 가뒀던 거구나.”
그날 밤, 봉철은 편지를 한 장 썼다.
“미안하다. 내 마음이 먼저 문을 열었어.”
그녀에겐 부치지 않았다.
그건 그냥, 마음의 숙제였으니까.
3화에서는 봉철의 ‘방화’ 전과와, 불붙은 인생의 이야기로 이어지겠습니다.
곧 다음 편도 준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