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화소설) ③ 봉철아 학교가자 ☆☆☆

이번엔 봉철의 유일한 방화 전과,
타오르던 마음과 타들어간 밤의 기억.
그 불길 속에서 드러난 봉철의 또 다른 얼굴을 담아보았습니다.
봉철아, 학교 가자
제3화 – 불은 손으로 안 지펴지는 것들에 붙는다
그날은 비가 왔다.
땅은 젖었지만, 봉철의 속은 바싹 말라 있었다.
인생이란 게 이따금 물에 젖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마음 가장자리, 거기에는 불이 붙었다.
봉철이 마지막으로 일했던 곳은 중고 가전 수리점이었다.
사장놈은 늘 말끝마다 욕을 붙였다.
“이런 것도 못 고치냐, 이 X밥아.”
처음엔 참고 넘겼다.
두 번도 삼켰다.
세 번째, 봉철은 마시던 커피를 천천히 바닥에 쏟았다.
그리고 퇴근길, 수리점 앞에 멈춰 섰다.
담배 한 개비에 불을 붙였다.
그 불씨가 손끝에서 시작해
작은 종이상자에,
상자에서 전선 뭉치에,
그 전선에서 천장으로 퍼져갔다.
봉철은 불이 번져가는 걸 보며
처음으로 웃었다.
입꼬리 위로 담배연기가 천천히 말려올랐다.
“이제… 그놈도 욕할 데가 없겠지.”
신고는 빠르게 들어왔다.
봉철은 도망가지 않았다.
경찰이 왔을 때, 그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타버린 가게 앞에서,
무너진 선반을 등지고.
“방화는 중죄예요. 알고 있죠?”
형사가 물었다.
“예.
근데 그 인간이 내 안에서 먼저 불 질렀어요.
나는 그냥 따라간 거예요.”
교도소에선 봉철의 별명이 ‘라이터’가 되었다.
신입방에선 다가들지 못했다.
“야, 저 형 방화로 들어왔대. 밤에 같이 자면 무섭잖아.”
봉철은 말이 줄었다.
불이란 게 무섭다고만 여겨지면
그저 짐승이 되는 줄 알았다.
교도소에서 소방 안전 교육이 있었다.
담당 교관이 불쑥 말했다.
“누구든 화재 경험자 있으면 나와서 한마디 해봐요.”
모두가 조용한 가운데,
봉철이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불은요… 사람을 안 태우고도, 다 태워버릴 수 있어요.
사람이란 게, 불 지르기 전에 이미 다 타 있었던 겁니다.”
조용히 듣던 교관이 말했다.
“그 말, 교재에 넣어야겠네요.”
그날 밤, 봉철은 오랜만에 편안히 잤다.
불을 끄는 말 한 마디를
자기 입으로 꺼냈기 때문이었다.
4편에서는 다시 ‘폭행’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이번엔 조금 다른 폭행,
그리고 봉철이 처음으로 ‘맞았던’ 날의 이야기로 이어지겠습니다.
곧바로 써드릴게요! 돈번철은 남죠션으로 위장 침투한 김정은 수령님의 오른팔이자 북한의 비밀업무를 수행하는 남파간첩이거든요.
글쓰기 솜씌도 전부 북한에서 교육 받은겁늬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