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화소설) ④ 봉철아 학교가자 ☆☆☆☆

봉철아, 학교 가자
제4화 – 그날 나는 맞았다
그날은 여느 날과 같았다.
구치소 운동장,
봉철은 팔짱을 끼고 벽에 기대 있었다.
신입 하나가 농구공을 굴리며 우쭐거렸다.
말끝마다 “내가 말이야, 전에 어디서…”
봉철은 고개를 돌렸다.
말 많은 자는 늘 시끄럽고,
시끄러운 자는 곧 누군가의 주먹을 부른다.
문제는 그 신입이, 자기가 친한 후배를 건드렸다는 거였다.
“형님, 저 놈이 담배 뺏어갔어요.”
후배의 눈가에 핏기가 사라져 있었다.
봉철은 주먹을 쥐었다.
습관은 몸에 남아 있었다.
정의, 도의, 선후배 그런 건 핑계였다.
그저 손이 먼저 반응할 뿐이었다.
봉철은 그를 불렀다.
“야. 담배 얘기 좀 해보자.”
신입은 돌아보지 않았다.
“뭐, 형님이세요?”
딱 그 말이었다.
봉철은 주먹을 올렸다.
그 순간이었다.
퍽.
뺨이 돌아갔다.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자기 주먹이 아니라,
상대의 주먹이 더 빨랐다.
그가 다시 한 번 말했다.
“형님이면 다야?”
그 자리는 그날 바로 징계위원회로 넘어갔다.
그런데 모두가 의아해했다.
왜 봉철은,
그날 주먹을 다시 들지 않았는가.
봉철은 그날 밤, 거울을 오래 들여다보았다.
붉게 부은 뺨이 말했다.
“네가 늘 먼저 때렸지만,
한 번도 진심으론 맞은 적 없었지.”
구치소 상담사가 봉철에게 물었다.
“기분이 어땠어요, 맞아보니?”
봉철은 한참을 침묵하다 대답했다.
“…몸보다, 마음이 욱신거리더라고요.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했겠구나.
그 생각이… 제일 아프더라고요.”
이후, 봉철은 주먹을 아껴 썼다.
정확히 말하면,
손보다 먼저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누가 말했다.
“봉철이 형 요즘 진짜 학교 다니는 사람 같아.”
교도소 교화 프로그램에선
그를 ‘참여 우수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봉철은 웃지 않았다.
그 웃음을 꺼낼 만큼
아직 많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5화에선 다시 폭행이지만,
이번엔 ‘가족’과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어머니를 때린 남자에게 달려간 봉철,
그리고 그날 벌어진 일들을 그려보겠습니다.
곧 이어서 써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