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실화소설) ⑦ 봉철아 학교가자 ☆☆☆☆☆☆☆

이번 7화는 봉철의 일곱 번째 폭행 전과.
그 어떤 싸움보다 감정이 깊었고,
그 어떤 주먹보다 아픈 흔적을 남긴 이야기입니다.
사랑이 한 번 지나간 자리에,
주먹이 뒤늦게 도착한 날의 기록입니다.
봉철아, 학교 가자
제7화 – 그 여자의 남자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건,
시청 앞 분식집이었다.
떡볶이를 먹던 그녀는
딱 한 번 고개를 들어 봉철을 봤다.
그 눈빛엔 놀람도, 반가움도 없었다.
그저
‘지나갔구나.’
하는 종류의 침묵만 있었다.
봉철은 분식집 문을 나왔다.
따라온 건 그녀가 아니라
그녀의 남자였다.
팔짱을 낀 채,
“그쪽이 동봉철이죠?”
봉철은 말없이 담배를 꺼냈다.
“그녀가 많이 울었어요.
당신한테 맞은 적은 없다고 했지만,
늘 겁이 났대요.”
봉철은 담배에 불을 붙이지 못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냥 좀… 멀리 있어주세요.
이제 그 사람, 편하게 살아야 하니까.”
그 말은
정중한 요청이 아니라
선언처럼 들렸다.
봉철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돌아섰다.
그렇게 끝났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날 밤,
봉철은 취했다.
혼자 사는 단칸방에서
소주 두 병을 비우고,
그녀의 사진을 꺼냈다.
사진 속 웃음은 그대로였다.
자기 곁에 있을 땐 그렇게 웃지 못했던 사람.
전화벨이 울렸다.
받지 않았다.
또 울렸다.
받았다.
“동봉철 씨죠?
지금 경찰서입니다.
시청 앞에서… 폭행이 있었고요.
CCTV에 당신이 찍혔어요.”
기억은 흐릿했다.
하지만 그날,
그녀의 남자를 다시 찾아갔다는 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주먹을 썼다는 것도.
법정에서 봉철은 말했다.
“맞습니다.
제가 때렸습니다.”
판사는 물었다.
“피해자가 도발을 했다고 주장하셨죠?”
봉철은 대답하지 않았다.
사실, 그날은 누구도 도발하지 않았다.
자기가 스스로
감정을 놓아버린 날이었다.
그녀는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 탄원서를 보냈다.
“그 사람, 나쁜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냥… 너무 혼자였어요.
그 외로움이 결국, 주먹이 되어버린 거죠.”
교도소에 다시 들어온 날,
봉철은 벽에 몸을 기댔다.
한 수감자가 물었다.
“사랑 때문에 들어왔다며?
로맨틱하네.”
봉철은 웃지 않았다.
“사랑은… 주먹이랑 어울리는 말이 아니야.
나는 그걸 몰랐던 거고.”
그날 밤, 봉철은 편지를 썼다.
부치지 않을 편지였다.
“미안하다.
너의 웃음을 지키지 못한 게,
내가 가장 후회하는 일이다.”
8화는 봉철의 ‘유일한 간통 전과’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외도 이야기가 아닌,
그가 감옥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거울’ 같은 사건입니다.
그날의 그 방,
그 침묵과 눈빛을 담아 이어서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