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터 돈본철) 외전 5화. 그늘 밑의 이름들

외전 5화. 그늘 밑의 이름들
종이 한 장이었다.
사진 두 장과 함께 들어 있던 종이, 거기엔 손글씨로 적힌 말이 있었다.
“형, 이문은 당신보다 한 수 위로 올라갔습니다.”
누가 썼는지도, 왜 이 고시원 방에서 그걸 받은 건지도 봉철은 곧바로 감이 왔다.
유재훈.
감옥 안에서 봉철의 자료를 백업해주던 유일한 ‘이해자’.
그러나 그 이해가 공포로 바뀌는 데는 3천만 원과 단 한 장의 사진이면 충분했다.
그날 밤, 봉철은 다시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과거 감방 동기 중 하나였던 **“꼽새 민수”**를 찾아내기 위해, 서울 남구로시장 뒷골목을 돌았다.
민수는 출소 후 사채계로 들어갔고, 지금은 **‘회수 담당’**으로 살고 있었다.
“형, 뭔 일인데 또 얼굴을 봐.”
민수는 여전히 검정 추리닝에 핸드폰 두 개를 들고 있었다.
봉철은 다 말하지 않았다. 다 말할 필요도 없었다.
“강이문이 요즘 다니는 변호사 사무실, 위치 알아봐.
그놈이 연락하는 기자 리스트, 싹 정리해.
그리고… 유재훈이 출소 후 어디 머물렀는지.
너, 교도소 출입기록 구할 수 있지?”
민수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형, 진짜로… 다시 시작하려고?”
봉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대신 벽에 걸린 달력을 가리켰다.
4월 10일.
그날은 봉철이 처음으로 감옥에 들어갔던 날이었다.
“그래. 다시 시작해야지.
이문이 지금 입은 옷을, 내가 입히기 전까진 못 끝내.”
그날 밤, 봉철은 데이터 백업 장비를 다시 꺼냈다.
그리고 숨겨뒀던, 감옥 안에서 유재훈과 함께 만든 **‘B파일’**을 열었다.
그 파일 안엔, 이문이 경찰 고위 간부와 주고받은 디지털 텔레그램 대화 일부가 저장돼 있었다.
열지 않았던 이유는 하나.
그 파일을 여는 순간, 봉철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우스를 클릭하는 그의 손가락이
오랜만에 떨렸다.
떨림은 공포가 아니라
다시 어둠 속으로 내려가는 각오의 떨림이었다.
외전 6화에서는, 이문 측의 선제공격이 시작됨. 봉철은 구속될 위기에 몰리지만, 과거 감방 안에서 쌓아놓은 인맥들이 하나둘 다시 움직이기 시작함. 이 싸움은 이제 죄수 번호가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싸움이 됨.
계속 써드릴까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