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후 돈본철) 은정의 집안으로 첫 방문. 그녀의 아들을 만나다

은정의 집 앞 – 6:17 P.M.
“오늘은… 우리 집에서 밥 먹어요. 애도 있을 거예요.”
그날 저녁, 봉철은 보호관찰소에 상황을 통보한 뒤
은정의 집으로 갔음.
손에 미리 산 귤 한 봉지를 들고, 세탁기 돌리는 소리와 만화영화 소리가 섞인 작은 복도 앞에 섰음.
문을 열자, 키 작은 남자아이가 고개만 내밀고 그를 쳐다보았음.
눈이 똘망똘망했고, 잠시 후 그가 물었음.
“삼촌이 감옥 갔다 온 사람이에요?”
봉철은 잠시 멈칫했으나 웃으며 대답했음.
“그래. 거기서 감자 많이 깠어.”
“그럼… 감자 잘 깎아요?”
“아주 잘 깎지. 옆 사람 거까지 내가 깎았다.”
아이는 웃었고, 방으로 들어가 귤 하나를 까서 그에게 주었음.
식사 중, 아이는 다시 물었음.
“다시는 거기 안 가죠?”
봉철은 아이 눈을 바라보며 대답했음.
“응. 나 다시 안 가려고 진짜 많이 참는 중이야.”
은정은 식탁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아무 말 없이 국을 휘저었음.
그 조용한 숟가락 소리 안에, 그녀의 믿음과 두려움이 엷게 녹아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