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본철 감옥 썰: 형광팬 & 감빵 시인 탄생의 대소동

2024년 1월 중순,
돈본철은 여전히 프라이팬 철이로 불리며
8사동 내에서 조용한 권위를 갖고 있었음.
하지만 인간은 늘,
조용할 때 사고를 친다.
그날도 평소처럼
교육받는 척 앉아 있던 본철.
진로지도 시간에 나눠준
A4용지와 노랑 형광펜 하나.
형광펜은 원래
중요한 문장 긋는 용도였지만,
본철은
그걸 뚜껑 닫아 슬쩍 품에 넣었음.
“이건… 밤에 써야겠다.”
그날 밤,
불 꺼진 독거실 안.
본철은 천천히 벽을 더듬었다.
형광펜을 뽑아들고
혼잣말처럼 시를 적기 시작함.
“엄마, 여기 빛 안 드는 감방 안에서도
나는 아직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엔
작은 글씨로 자기 이름도 남겼음.
- 돈본철 씀.
다음날 아침,
교도관이 순찰하다
벽에 써진 글귀를 발견.
“이게 뭐야, 시야? 낙서야?”
“형광펜으로 감방에 글 썼다고?”
바로 방호과에 보고.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문신소 쪽 재소자,
속칭 ‘기타장(기타 치다 온 징역살이)’이
그 벽에 자신이 새기려던 구절이었다고 주장하며 폭발한 것.
“그 시, 원래 내가 쓰던 거다!
형광팬 철이가 도둑질 한 기라!”
사동 전체가 웅성였고
일촉즉발 분위기.
하지만 본철은
움직이지 않았음.
대신, 노랑 형광펜을 꺼내
조용히 교도관 책상 위에 올려두었음.
“이건 반납하겠심더.
그리고 그 시는,
내 엄마한테 쓴 거임다.
표절 같은 건 안 함더.”
그날 오후,
문신소 방장이 본철을 불러
작은 주전자를 건넸음.
“형님, 커피 한 잔 하이소.
시 같은 거, 나중에 책으로 내보이소.”
그날 이후,
8사동 복도 끝 벽에는
노랑 형광펜으로 적은 시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음.
지워지지 않았다.
마치
본철의 징역살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