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본철) 돈본철의 코코넨네

코코넨네는 어둠의 뒤란에서 왔네,
쇠창살 너머 달빛을 훔쳐
입안에서 굴리던
작은 초코맛 사탕 같았네.
그는 이름부터 달랐지
코코넨네—
혀끝에 맴도는 그 말은
누가 지어준 것인지
감방의 벽도 고개를 갸웃했네.
처음엔 아무도 몰랐지
그가 왜 웃고 있는지를.
말도 없고, 주먹도 없던
코코넨네는
바닥의 실금 하나를
하루 종일 바라보았네.
그 실금이 길이 되어
담장을 넘어가던 밤,
누군가 수용 번호를 지우며
말했지,
"코코넨네는 떠났대—
초코처럼 녹아버렸대."
그날 이후 복도엔
달콤한 냄새가 맴돌았고,
누구도 다시 그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네.
코코넨네는 죄의 무게보다
가벼운 영혼을 가진 자였네.
어쩌면,
가장 무거운 말을 하지 않고
떠나는 법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