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돈봉철) 돈본철의 양헤는 밤

양헤는 밤이었다.
이불 끝을 꼭 쥐고
돈본철은 되뇌었지,
“양헤… 양헤…”
그 말은 뜻도 없이
그의 입에서 피어났네.
처음엔 장난처럼 시작된 소리,
하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그 말은 점점 무거워졌지.
양헤는 눈물보다 조용했고,
기침보다 오래 남았네.
양헤는 누군가의 이름이었을까,
잊고 싶었던 거리였을까.
아니면, 꿈속에서만 살아 있는
또2또2 누나였을지도.
감방의 천장은 낮고,
빛은 언제나 모자랐지만,
그는 그 어둠에
양헤라는 별을 하나 달았지.
그 별은 빛나지 않았고
다만 살아 있었네.
동기들은 그 말의 뜻을 묻지 않았고
간수는 기분 나쁘다며
그의 잠자리를 바꿔놓았지만
돈본철은 여전히,
매일 밤 같은 음절을 삼켰지.
양헤는 달도, 별도, 바람도 아니었네.
그건
잊히지 않는,
그래서 지워지지 않는,
그만의 방식으로 껴안은
하나의 어둠이었네.
양헤는 밤이었다.
그리고 그 밤은
결코 끝나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