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동본철) 우아한 밤의 신세계

검은 벨벳처럼 내려앉은 밤,
가로등 하나, 은빛 드레스를 두른다.
창문 너머 달빛은
고요한 무도회를 알리듯 살며시 웃는다.
도시는 잠들지 않았다.
지하철 끝자락, 피아노 소리 같은 기적이 울리고
골목의 자판기는
은밀한 연인의 눈빛처럼 반짝인다.
너는 묻는다,
이곳이 진짜 현실이냐고.
나는 대답한다,
이곳이야말로 꿈의 입구라고.
도심 위로 피어오르는 안개는
고요함을 뒤집은 한 줄기 비밀이며
너와 나,
그 속을 걷는 작은 전설이다.
우아함은 흔들림 속에 피어나고
밤은 모든 것을 품어 새로이 만든다.
이 신세계 토토뷰의 문턱에서
우리는 다시 태어난다,
어제보다 더 빛나는 낯선 이름으로
어제보다 오늘 더 리치